우리가 서있는 곳은 참담한 재난의 현장이다.
2019년 9월, 많은 이들이 거리로 나와 기후위기 비상상황 선포를 요구했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 그동안 국회와 지자체들이 기후 비상상황을 선포했고,
정부와 기업들이 속속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지만
오늘 우리의 삶터는 그 어느 때보다 참담한 재난 속에 있다.
올해만 해도 전국 각지의 대형 산불로 수많은 생명이 소실되었다.
유례없는 폭우는 ‘반지하’라는 사회적 불평등의 상징과도 같은 공간에서
우리 동료 시민의 목숨을 앗아갔다.
대형 태풍을 맞아 사망한 11명의 시민들,
쓰러진 나무들과 쓸려나간 비인간 동물들까지 모두가 이 기후재난의 피해자들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여기 모인 우리 모두가 바로 기후위기의 최일선 당사자들이다.
우리는 안온한 삶을 향유할 권리를 위협받는 이들이다.
우리는 계절마다 밀려오는 기후 재난 앞에서 생명을 위협받고,
대규모 토건 사업으로 강과 산과 바다를 빼앗기고 있으며,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의 붕괴로 삶을 존속할 수 없을 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이들이다.
그리고 우리는 알고있다.
우리는 기후위기, 기후재난 앞에서 가장 맨 먼저 위기에 노출될 이들이다.